정호의 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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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에 대한 생각

최근에서야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써보고 있다. 동종 업계 사람 중에는 늦은 편이다. 그렇지만 워낙 새로운 기술이 짧은 간격으로 계속 세상에 나오고 있어서, 언제 입문한다고 해도 늦은 것은 아니다. 단 몇 개월 전에 나온 도구도 벌써 유행이 지난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새로운 세상

확실히 AI 에이전트는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주고 있다. 코딩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컴퓨터 업무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다. 예를 들어 안 쓰는 파일 정리, 폴더 구조 정리, 터미널 설정 등에 활용해 보니 유용했다.

최근 어떤 디지털 메모 앱이 가장 좋은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옵시디언과 같은 로컬 파일 기반의 메모 앱이 큰 강점을 가지게 되었다. 로컬 markdown 파일로 관리되는 옵시디언은 AI 분석에 매우 친화적이다. 더군다나 바이브 코딩을 활용하여 옵시디언 플러그인을 직접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즉, '메모 앱에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바로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바이브 코딩을 활용하여 일상의 불편함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 회사에 청구할 영수증을 자동으로 수집하기
  •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 책 중에서 나에게 맞는 책 찾기
  • 읽고 싶은 책을 밀리의서재가 소장하고 있거나,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
  • 옵시디언 플러그인으로 원하는 기능 추가하기

내가 평소 수동으로 반복하고 있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개발 작업도 수월해졌다.

  • 기존 옵시디언 커뮤니티 플러그인 오픈소스에 기여하기
  • 개인 블로그 만들기

앞으로는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

어려움

이제 인간이 할 일은 AI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 같다. AI의 결과물은 빠르고 훌륭하지만, 요청할 때마다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것이 최근 인간이 해야 할 일로 떠오르고 있다. AI 컨텍스트 관리는 일종의 새로운 업무라고 볼 수 있지만, 입문자로서는 쉽지 않은 일로 느껴진다. AI는 폴더 구석 어딘가에 원치 않는 컨텍스트를 자동으로 저장해 놓기도 하니까 말이다.

학습 부담도 만만치 않다. 스킬, MCP, 플러그인 등 익혀야 할 도구 개념도 많고, 서비스마다 특성도 제각각이다. 토큰 비용을 아끼는 전략까지 고려하면 배울 것은 점점 늘어난다. 어쩌면 앞으로는 이런 것조차 배우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관리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려

에이전트 AI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뭐든 AI로 처리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하지만 분명 AI에게 모든 것을 위임할 수는 없다. 우리는 AI를 통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은 점점 우리의 이해를 뛰어넘고 있다.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할 수 없다. 겉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오류가 있는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 AI는 많이 똑똑해졌지만 여전히 오류가 있다.

또 AI로 만든 결과물은 어딘가 내가 만들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해냈던 일이 이제는 '딸깍' 가능해졌다.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보람과 재미는 부족해진 느낌이다.

AI에게 일을 맡기기만 하고, 배우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인가 배우고 지식과 지혜를 확장하는 일은 '빠르게 자동화'할 수 없다. 배움에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AI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다.